2023년 현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 두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훗스퍼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과 이탈리아 세리아 A 나폴리에서 활약 중인 김민재입니다. 인지도나 몸값 측면에서는 손흥민이 단연 대표팀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최근 소속 팀에서 보여주는 활약도만 놓고 보면 김민재는 가히 역대급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속팀 나폴리가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과 리그 선두를 유지하며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데에는 수비의 핵심 김민재의 활약이 절대적이라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이니까요.
지난 2023년 3월 말에는 국내에서 2번의 국가대표 친선 경기가 열렸습니다.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사령탑을 내려놓은 벤투 감독의 후임으로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하면서 가진 첫 경기였어요. 좋은 경기내용을 보여주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두 경기에서 모두 패배한 후 김민재 선수의 인터뷰가 논란이 되었습니다.
바로 28일 우루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이 끝나고 가진 취재진과의 인터뷰 내용 때문이었는데요, "멘털적으로 무너져 있는 상태다.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만 신경을 쓰고 싶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것 아니냐며 논란이 일었습니다. 아직 20대 중반인 김민재는 앞으로도 한창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이끌어 갈 시간이 충분히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아시안 게임 금메달로 군면제 혜택까지 이미 받았기에 국가에서 받은 혜택을 제대로 보답하지도 않은 채 본인의 이익만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 섞인 반응이 끊이지 않았었죠.
물론 김민재의 발언이 왜곡될 소지도 있습니다. 김민재는 올 한 해 소속팀 나폴리에서 역대급이라고 불릴만한 시즌을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뿐만 아니라 팀 역사상 가장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나폴리는 현재 리그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8강에 진출하며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당연히 김민재가 눈앞에 두고 있는 목표는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에서 더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는 것이겠지요.
팀의 주축 중앙 수비수로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보이고 있는 김민재이지만, 그도 한 인간인만큼 눈앞에 놓인 목표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모든 에너지를 집중해서 축구선수 인생에서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붙잡고 싶은 마음이 크겠죠. 그런 상황에서 유럽과 한국을 오가는 국가대표 스케줄은 분명 현재 본인 커리어에 맥을 끊는 일이고,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갈만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인터뷰에 대한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김민재는 SNS에 아래와 같이 인터뷰 취지가 와전되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리며 사건은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김민재의 태도와 비교되는 대상이 하필 손흥민이라는 사실입니다. 손흥민 선수는 실력면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공격수로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손흥민 선수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그의 성실함과 국가대표에 대한 헌신적인 태도입니다. 유럽과 한국을 오가는 수많은 비행과 컨디션 저하에도 늘 손흥민은 국가의 부름에 기꺼이 응답하고 경기장 안팎에서도 국가와 팬들을 향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손흥민 선수는 국가대표 소집이 끝나면 본인의 SNS에 꼭 감사인사를 남기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이번 3월 소집에도 어김없이 아래와 같이 감사의 글을 남겼습니다.
이후 팬들은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하게 되는데요, 바로 최근까지도 손흥민을 팔로우했던 김민재가 이 게시글 이후 손흥민을 언팔 한 사실을 알아차린 것입니다. 팬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지게 됩니다. 사실 부드럽고 친근한 손흥민의 이미지와 반대로 김민재는 그라운드 안에서 카리스마 있고 심지어 손흥민에게도 종종 거친 언사를 보여왔기 때문에 이러한 김민재의 반응이 곱게 받아들여질 수 없었습니다.
논란이 더욱 커지자 김민재는 손흥민 SNS 언팔 사실을 인정하면서 소속사를 통해 다시 한번 사과문을 발표합니다. 손흥민 SNS 언팔 논란에 대해 "제가 생각이 짧았고 잘못했습니다. 흥민이 형이 항상 대표팀 소집이 끝나면 그런 글을 올리시는데, 제가 전 날 진행했던 인터뷰로 인해 오해를 했고 상식 밖의 행동을 했습니다. 흥민이 형에게 따로 연락을 해서 사과를 드렸고,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우루과이전 이후 인터뷰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해명했습니다. "최근 소속팀에서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기존에 대표팀에서 해오던 것들이 어려워지고 더욱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커졌다. 예전만큼 즐거운 마음으로 대표팀에 소집되는 것이 솔직히 어려워졌다." 또한 팀 내 선수들과의 갈등, 파벌 문제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했습니다.
경솔한 언사 때문에 크게 홍역을 치른 김민재 선수가 다시 멘털을 다잡고 일어설 수 있을까요? 팬들은 그를 다시 한번 품어줄 수 있을까요?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고 반성하고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기꺼이 응원해 주는 것이 팬들의 역할일 것입니다. 대한민국 수비수로서 다시 나오기 힘들 능력치를 보이고 있는 김민재 선수이기에 이번 일을 계기로 보다 성숙한 선수로 거듭나길 마음 깊이 응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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